내게 남은 하루가 줄었다


Time Category 시간의 분류
    시작의 시간
    불안의 시간

Tectonic Category 물성의 분류
    #종이 #사람 #공간
    #의류 #음식 #도서


슬프지만 아름다운

(종이를 활용하는 방법)

to.










"매일 저녁 종이를 넘기는 순간이 참 따뜻합니다. 고맙습니다."











from.
아름답지만 슬픈, 

(나와 관계가 드러나는 사진)

오후 4시

말차 점다법의 절제된 행위를 좋아한다. 나무박스에서 다구를 꺼내어 정갈하게 배열한다. 패브릭을 깔고 손바닥만한 작고 하얀 도기볼, 작고 긴 스푼, 작은 틀을 놓고 고운가루와 꿀을 준비한다. 긴 스푼으로 가루를 두 번 도기에 담은 후 꿀을 넣고 잘 섞는데 고형이 될때까지 천천히 견고하게 저어준다. 남쪽의 볕이 공간의 절반을 넘게 드리우고 있는 오후 3시 반이다. 물론 나는 말차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니다. 우리 고유의 과자인 다식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C가 오기 30분 전이다. 그는 30분 후, 오늘도 오후 4시가 됐다는 걸 알려주려는 듯 내 앞에 서서 따뜻하고 진한 커피 한 잔을 주문할 것이다. 어젯밤 그를 위해 난 다식을 만들기로 했다. 냉장고에서 딸기를 꺼내어 얇게 슬라이스로 만든 후 오븐에 넣어 건조기능을 누르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밤새 건조된 딸기를 곱게 갈아 붉은 가루로 만들어 담아 두었다. 
다식은 다구의 수가 적은 만큼 짧은 시간 안에 손쉽게 만들어 차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작은 디저트인데 한입 머금으면 그 달콤함이란 저 멀리 기분좋은 기억까지 떠올리게 하는 정도이다. C를 위해 다식을 만드는 건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말수가 적은지 단골임에도 많은 대화를 나누어보지 못했던 그 손님은 얼마 전 내게 무심하게 책 한 권을 건넸다. 얼떨결에 그에게 짧은 감사인사를 전하고 책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며칠간 틈틈이 읽어 나가고 있는 그 책은 참 좋았다. 조금 과장된 말일까 책을 읽을 수 있는 밤의 시간이 기다려졌다. 어떻게 하면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자연스럽지만 기분좋게 전달할 수 있을까. 
작은 종이에 짧은 메시지를 담아 전달하기로 했다. 메시지를 적은 종이는 내용이 보이지 않게 절반을 접어 준비해 두었다. 이제 그가 와 커피를 주문하면 나는 견고하게 만들어놓은 둥근 붉은 다식반죽을 황동인장을 찍어 커피잔 옆 작은 종이카드 위에 살포시 얹어 그에게 전달할 것이다.

Time Category 시작의 시간
Tectonic Category #음식